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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01.19 [PDS] Sicence / 맨몸으로 우주에서 몇 초나 버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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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S] Sicence / 맨몸으로 우주에서 몇 초나 버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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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몸으로 우주에서 몇 초나 버틸 수 있나?
2006년 7월 러시아 연방우주청의 알렉세이 크라노프 국장은 ‘우주유영(space walk) 관광’을 허용한다는 취지의 발표를 했다. 지금까지 우주유영은 우주관광객이 아닌 특정 임무를 맡은 베테랑 우주인에게만 허용됐다. 2008년 3월 국제우주정거장에 갈 한국인 최초 우주인의 임무에도 유주유영은 포함돼 있지 않다.
우주복 하나만 달랑 의지해 우주공간을 누비는 우주유영은 상상만으로도 짜릿한 경험일 것이다. 스페이스 어드벤처스가 개발한 90분 동안의 우주유영이 포함된 상품 가격은 3500만 달러로 최근 우주관광을 하고 돌아온 안사리가 지불한 2000만 달러의 약 두 배에 달한다. 너무 비싸서, 또는 자격 조건이 까다로워서 할 수 없는 우주유영을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해 보기로 하자.
우주공간은 근본적으로 생명체가 살 수 없는 곳으로 생명을 위협하는 많은 요소가 있다. 그 첫 번째는 위협은 ‘진공’이다. 지상에서 우리 몸이 밖에서 안으로 받는 압력은 약 1기압. 그러나 우리 몸도 안에서 밖으로 그만큼의 압력을 가하고 있기 때문에 아무 문제없이 생활할 수 있다. 그런데 우주공간의 진공상태에 노출되면 안에서 밖으로 가하는 압력만 남게 되니 위험하다.
그렇다고 노출되는 즉시 “펑-”하고 터지는 것은 아니다. 1950년대 NASA는 침팬지와 개가 진공상태에서 얼마나 오래 생존할 수 있는지에 대한 실험을 했는데 60초가량 생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1965년 진공상태에서 훈련하던 우주인의 우주복이 찢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는데 15초 동안 진공에 노출됐으나 의식을 잃지 않았다. 이는 우리 몸을 덮고 있는 피부 덕분으로 단지 몇 초 정도라면 버틸 수 있다.
우주공간의 또 다른 위협은 ‘온도’다. 햇빛이 닿는 부위는 120도까지 올라가고 그림자가 진 부분은 영하 120도까지 내려간다. 아무리 단단한 금속이라도 이같이 온도차가 크게 나면 쉽게 부서지는 데 사람의 몸이야 말할 것도 없다. 햇빛이 닿는 부위는 순식간에 화상을 입고 반대편은 서서히 식는다. 우주에는 공기가 없으니 당연히 숨도 쉴 수 없다.
만약 우리 몸이 우주공간에 노출된다면 우선 입과 코로 몸 안의 수분이 빠져나가며 그 주변부터 얼어붙는다. 숨을 쉴 수 없어 혈액 속의 산소가 고갈돼 의식을 잃고, 30초~60초가 지나면 혈압이 낮아져 심장 박동이 멈추고 곧 죽음에 이른다. 이처럼 우주공간은 생명을 허용하지 않는 공포의 장소다.
우주유영을 하려면 이런 우주공간의 악조건을 극복해야만 한다. 이를 가능하게 해주는 것이 ‘선외 우주복’이다. 우주복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선외 우주복은 수많은 장치가 달려 우주인의 생존을 보장해 주고, 다양한 활동을 가능하게 해 준다. 우선 대소변을 처리하도록 한 특수한 속옷을 입고 그 위에 스판덱스로 만든 냉각수가 흐르는 옷을 입는다. 선외 우주복의 가장 바깥에 노출되는 겉옷은 테프론과 폴라아미드 등 여러 겹의 특수한 재질로 만들어진다. 우주복의 어깨, 팔목, 허리 등 움직임이 필요한 마디에는 베어링이 들어있어 활동성을 높인다.
선외 우주복 안은 순수한 산소로 채워진다. 지상의 공기가 약 20%의 산소를 포함하는 반면 우주인은 100% 산소로 호흡한다. 질소가 혈액에 녹아 있을 경우 기압이 낮아질 때 혈액에서 질소가 끓어올라 위험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등에 달린 생명유지장치는 산소를 공급하고 이산화탄소를 제거하며 온도와 압력을 일정하게 유지시켜 주는 역할을 한다.
머리에는 가볍고 단단한 재질인 폴리카보네이트로 만든 헬멧을 쓴다. 헬멧에서 우주인이 밖을 내다보는 창은 자외선을 차단하기 위해 금으로 도금돼 있다. 우주공간에서 하는 작업은 지상보다 오래 걸리기 때문에 선외우주복에는 음료나 스프 형태의 음식을 먹을 수 있는 튜브가 달렸다.
우주유영을 실시하기 하루 전에는 우주선이나 우주정거장의 기압을 낮춰 몸이 적응하게 한다. 우주유영 중에 선외 우주복 안쪽은 0.3기압 정도로 낮기 때문이다. 다음 날 우주유영을 하기 위해 우주인은 먼저 우주선 안에 있는 ‘공기 차단실’로 들어간다. 공기 차단실은 우주선 안과 밖의 중간지점이다. 이곳에서 우주복을 입고 우주유영을 위한 준비를 한다.
선외 우주복은 속옷과 하의를 먼저 입고 공기 차단실의 벽에 걸려 있는 상의에 미끄러져 들어가는 방식으로 입는다. 헬멧까지 쓰고 나면 시야는 제한되고 움직임도 자유롭지 못하다. 지금부터는 우주선 안의 산소가 아닌 우주복의 산소로 호흡한다. 준비가 다 끝나면 공기 차단실의 공기를 빼내 압력을 낮춘다. 이제 우주로 향해 난 문을 열면 우주공간이다.
우주공간에서의 움직임은 깊은 물속에서의 것과 비슷하다. 우주공간에서는 힘을 가하는 방향의 반대 방향으로 몸이 움직인다. 이런 낯선 감각을 익히기 위해 우주유영의 훈련은 우주복을 입은 채로 물속에 들어가 부력과 중력의 합력이 0이 되는 지점에서 이뤄진다. 우주유영은 최소 한번 이상의 우주여행 경험이 있는 자가 하며, 1년 가까이 훈련을 받은 뒤 실시한다.
최초 우주유영은 1965년 3월 18일 러시아 보스토크 2호의 알렉세이 레이노프가 성공했다. 최장 기록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제임스 보스와 수전 헬름스가 갖고 있다. 2001년 3월 11일 디스커버리호에 탑승해 국제우주정거장 알파 도킹에 성공한 그들은 8시간 56분간의 우주유영 끝에 알파 외부의 도킹포트 위치 변경 작업을 마쳤다.
위험 요소도 많고 힘든 훈련도 필요하지만 우주공간에서 둥둥 떠다니며 지구를 내려다보는 일은 여전히 매력적이다. 앞으로 우주여행이 보편화 되면 우주유영을 할 수 있는 기회도 많아질 테니 우주유영에 관심 있는 사람은 지금부터 체력을 준비하는 것도 좋겠다. 돈은 갑자기 많아질 수 있어도 건강은 갑자기 좋아질 수 없으니 말이다. (글 : 김정훈 과학칼럼니스트)
과학향기 출처 : KISTI의 과학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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